
건, 글로리, 새드엔딩 (AND)
안녕하세요, 레전드 박입니다. 오늘부터 제 세계 일주의 첫 시작 중국, 아니 티베트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중국으로부터) 티베트 독립에 대하여 매우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며, 지금은 자유가 억압된 땅이지만 그들(위구르족 또는 장족)에게 있어 독립된 조국에서 그들과 기뻐하며 다시 볼 날을 기대하며 이 글을 써 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때입니다.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의 충돌인 6.25 한국전쟁에 세계의 이목이 쏠려 상대적으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던 한 나라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세계인의 관심 밖으로 밀려 생존의 위협마저 받고 있는 나라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도, 소말리아에도, 미얀마에도, 어디에도 있으니 티베트가 뭐 그리 대수겠냐고 생각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작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그들을 언급하는 것은 우리의 상황이 그러했고, 앞으로 또 그런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침략과 약탈에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을 변호하는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정치적으로 크게 불편하게 느끼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1953년 모택동의 중국인민해방군은 이른바 티베트 민중 해방전쟁을 벌입니다. 약 3만 명의 병력과 기관총, 전차, 전투기 등을 앞세워 고작 사냥총 등으로 무장한 조악한 수준의 티베트 방어군을 무참하게 짓밟으며 티베트에 대한 침략을 자행합니다. 한때 중국 황제가 자신의 딸을 티베트 군주에게 시집보냄으로써 달래고자 했을 정도로 강성했던 제국이었으며, 현재 중국 영토의 약 1/4에 해당하는 광활한 영토를 가졌던 티베트지만 1950년대 당시 너무 힘이 없는 약소국이었던 티베트는 그렇게 중국에 강제 병합됩니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2023년 현재에도 여전히 중국 정부는 이곳 사람들에 대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 역사적 진실을 여러분들은 한 번쯤이라도 뉴스로 접해보셨으리라 짐작됩니다. 이것은 달리 이야기하자면 티베트인들은 70년째 항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암살'에서 안옥윤(전지현 분)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알려줘야지, 우리가 계속 싸우고 있다는 것을." 일본 군국주의로부터, 서구 열강으로부터 침략과 약탈을 당했던 아픈 과거 역사를 가진 중국이 오히려 지금은 가해자가 되어 그토록 증오하던 침략과 약탈을 다른 민족에 자행하고 있다는 데에 대해서 저는 무척이나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끝은 분명 침략과 약탈을 자행하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 비참한 결말(END)이 되리라 확신하며 티베트인들에게는 슬픔을 넘어 그다음, 새로운 시작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뭘 모르면 용감하다. 열차 타고 50시간.
앞서 이야기한 대로 교환학생 학기를 마치고, 다른 친구들은 보통 상해, 베이징, 홍콩 등을 여행했습니다. 저는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은밀하게 중국 서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그 정보라는 것이 보통 쓰촨 성 청두나 거얼무 역까지 간 뒤, 나머지는 그 근처를 지나가는 트럭에 히치하이크를 해서 잠입하는 식이었으므로 중국어가 능통하지 않은 저에게는 너무 위험 부담이 크고 복잡하며 여행 예산 또한 넉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라싸 역까지 한 번에 운행하는 열차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른바 '천장공로'라는 철도가 부설되어 중국의 몇 도시로부터 티베트의 수도인 라싸까지 연결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철도를 부설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빠르게 수탈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정치적으로는 그 영유권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저속한 의도이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저에게 있어 그저 여행자의 입장에서 여행하기 손쉬운 방법이 생겨 기쁜 마음이 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기쁜 마음도 잠시였습니다. 외국인의 티베트 출입에 매우 민감한 중국 정부인데 혹시 기차표를 예매하는데 제가 너무 외국인 티가 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런 가운데 표를 예매할 날이 다가왔습니다.
어색한 중국어로 라싸행 열차표를 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추측해 보건대, 당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몇 달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에 세계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중국 정부가 그토록 싫어하는 외국인의 티베트 방문에 대한 관리를 약간 느슨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뜨내기도 방문하기 쉬웠으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저는 그때 최대한 현지인인 것처럼 행색을 꾸미려고 면도도 며칠을 하지 않고, 머리도 며칠을 감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에는 수많은 민족이 살고 있고, 중국 공용어를 제대로 익히지 못한 소수민족도 많았기 때문에 매표원은 저의 어색한 중국어로 미루어 단지 어떤 소수민족 정도로 생각되어 여권 검사도 안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당시에는 춘절(중국의 설날)을 앞두고 각자 고향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열차 예매소는 가득 차있었습니다. 줄을 서 기다리는 내내 혹시나 발각되어 공안에 신고당하지는 않을까 또는 열차표 예매가 거부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기다렸습니다. 어느덧 제 차례가 다가왔습니다.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라싸행 열차표를 사고 싶다고 말하니 대뜸 매표원이 어떤 좌석을 원하느냐며 기계적인 질문을 해왔습니다. 당황스럽게도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았는데 역시 내 작전이 먹혀 들어간 것인가 하여 재빨리 침대칸을 원한다고 하니 중국 화폐 1200원에 달하는 요금을 제시했고, 저는 그 요금을 곧바로 지불하는 것으로 유유히 기차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느낀 감정은 아, 정말 일제 강점기 당시 우리 한국의 독립운동가 선배들은 너무 배짱이 있는 분들이었겠구나 하는 외경심 마저 들 정도로 살 떨리는 예매 일화였습니다.
기숙사로 돌아온 저는 구글에 접속해서 다음 여행 과정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정보에 따르면 표를 구매했다고 하더라도 열차에 탑승하고 나서 여행허가서가 없다면 탑승은 거부될 수 있고 열차 요금 또한 반환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많기도 했고, 열차에 탑승하기 전에 신분등 검사를 하기 때문에 외국인은 더더욱 적발될 수밖에 없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렇게 열차 탑승일만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여행 당일이 되어 기숙사 짐을 정리하고 배낭 하나 을러메고 사뭇 비장한 마음으로 열차 탑승구로 가서 줄을 섰습니다. 열차 탑승구로 향하는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줄지어 열차표를 검사하며 하나둘 플랫폼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떨리는 마음을 안고 역무원에게 살짝 어색한 미소를 띤 채 열차표와 신분증을 건넸습니다. 역무원이 특유의 무표정으로 힐끗 여권과 저를 번갈아 보는데 마음속으로는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하며 초조했으나 어이없게도 바로 통과시켜 주는 것이었습니다.
속으로 '와! 성공이다!'라며 쾌재를 부르고 혹시나 다시 잡힐까 염려되어 빛의 속도로 열차에 탑승했습니다. 미리 준비해 둔 술과 음식을 세팅하고 곧바로 누워 자는 척을 했습니다. 드디어 열차 문이 닫히고 제 버킷리스트 첫 장이 되어 줄 티베트로의 여행길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음속으로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화는 여기까지입니다.
졸렬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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